비개발자가 Claude Code만으로 macOS 영상·이미지·슬라이드쇼 변환 앱 'RX Converter'를 직접 만든 제작 후기. 코드 한 줄 안 쓰고 약 10일간 만든 과정과 MP4·WebM·WebP·GIF 변환 기능, 3분 사용법까지 정리했다. (1편)
이 글은 영상·이미지·이미지 슬라이드쇼를 다양한 포맷 (MP4, WebM, WebP, GIF 등) 으로 변환하는 macOS 네이티브 앱 RX Converter 를 Claude Code 와 함께 만든 과정과 사용법을 정리한 첫 번째 기록이다. 코드를 직접 한 줄도 쓰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macOS 앱을 만들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쓰는지 — 솔직한 후기.
요즘 Claude Code 가 하도 각광을 받다 보니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정말 얄팍한 기초 지식만 있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 정도의 가벼움으로 시작했는데 — 생각보다 멀리 와 있었다.
시작은 사실 다른 데 있었다
요즘 나는 우리 부서 홈페이지를 따로 구축하고 있다. 이것도 Claude Code 와 함께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다. 거기에 본부 포트폴리오를 올려야 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 영상이 한두 개가 아니고, 이미지도 적지 않다.
문제는 원본 그대로는 못 올린다는 점이다. 영상은 무겁고, 이미지는 크다. 웹에 올리려면 경량화가 필수다. 흔한 작업이지만, 한 번 두 번이 아니라 계속 해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변환 툴들을 찾아봤다. 검색하면 꽤 많이 나온다. 그런데 막상 써보면 — 다들 어딘가 미묘하게 입맛에 안 맞았다. 한 번 변환할 거 두 번 거쳐야 하거나, 옵션이 너무 단순해서 답답하거나, 거꾸로 너무 복잡해서 매번 헷갈리거나. 결과물도 어딘가 어긋났다. 내가 원하는 결은 아니었다.
ffmpeg 라는 도구를 직접 명령어로 치면 된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영상 쪽 일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매번 그걸 치는 건 — 내겐 무리였다. 옵션 외우는 것도 그렇고, 같은 작업을 반복할 때마다 명령어를 다시 짜는 것도 그렇고. 터미널을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도 아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든 생각.
"그럼 그냥 후딱 하나 만들지 뭐. 영상 컨버터 정도야 2-3일이면 되겠지."
이게 — 모든 일의 시작점이었다.
"2-3일이면 된다" 라는 큰 착각
진심 가벼운 마음이었다. 핵심 기능 구현만 놓고 보면, 사실 2-3일 안에 만든 게 맞기도 하다. 영상 입력받고, ffmpeg 호출하고, 결과물 출력. 이건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디자인을 이쁘게 뽑지도 못하면서, 디자인을 자꾸 건드린다고 나머지 시간을 거의 다 썼다. 이건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처음엔 그냥 macOS 기본 컨트롤로 가려고 했다가, 어느 날부터 "이왕 만드는데 좀 멋있어 보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든 시점부터 — 시간이 진짜 빨리 갔다.
테마 하나를 만들고 보니 다른 톤도 궁금해졌다. macOS Sonoma 의 시그니처 글래스모피즘을 한번 흉내내 보고 싶었고, 그러다가 "네온 다크 톤도 한번?" 하면서 사이버펑크 테마까지 손을 댔다. 이게 사흘쯤 걸렸다.
디자인을 이것저것 건드리다 보니 기능도 중간에 자꾸 추가됐다. 처음 시작할 땐 영상만 변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이미지 탭이 붙고, 슬라이드쇼 탭이 붙었다. 그러다가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지원하게 되었고, 라이트 모드와 다크 모드를 분리했다. "여기 이 옵션 하나만 더 있으면..." 의 무한 루프였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어느 순간 늘어나 있었다.
과감히 뺀 것 — 문서 변환
중간에 문서 변환 기능도 한참 고려했다. PDF 를 이미지로 풀어주거나, 그 반대로 묶어주는 정도. 영상·이미지 변환 도구라면 자연스럽게 옆에 같이 있을 법한 기능이다.
그런데 만들다 보니 — 인간적으로 v1.0 에 너무 많은 걸 담고 있었다. 문서 변환은 의외로 까다로운 부분이 많고, 라이브러리도 무겁다. 이걸 추가하면 앱 자체가 한층 더 무거워진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본래 만들기 시작한 이유 — 부서 홈페이지에 올릴 영상과 이미지의 경량화 — 와는 살짝 결이 다른 작업이기도 했다.
그래서 과감히 뺐다.
v2.0 에 포함시킬지, 아니면 별도의 도구로 분리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일단 v1.0 은 영상·이미지·이미지 슬라이드쇼 — 이 세 가지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끔은 빼는 것도 결정이다.
RX Converter — 무엇을 만들었나
그렇게 만들어진 게 RX Converter v1.0 이다. macOS 네이티브 앱이고, 이름 그대로 우리 부서 (RX) 의 변환 작업을 위한 도구다.
핵심 기능을 정리하면 이렇다.
영상 변환 — MP4 (H.264 / H.265 / AV1), WebM, M4V, WMV, 애니메이션 WebP, GIF, APNG 로 자유롭게 변환. 코덱 / 압축 효율 / 화질 / 스케일 / FPS / 속도 / 반복 / 사운드까지 모두 조절 가능
이미지 변환 — JPEG, PNG, WebP, AVIF, HEIC. 사이즈 조정과 품질 옵션
이미지 슬라이드쇼 — 이미지 여러 장을 한 장씩 프레임처럼 나열한 영상으로 합치기. 한 장씩 몇 초 보여줄지, FPS, 반복 같은 옵션 조절 가능
사운드 처리 — None / AAC / Opus / MP3 / 원본. 컨테이너별로 호환 가능한 코덱만 자동으로 보여주고, 다중 채널은 자동으로 스테레오 다운믹스
세 가지 테마 — Classic (macOS 네이티브), Glass (Sonoma 시그니처 글래스모피즘), Cyberpunk (네온 다크)
한국어 / 영어 동시 지원 — 시스템 언어를 따라가거나 직접 선택
라이트 / 다크 모드 — 시스템 따라가거나 직접 선택
그리고 한 가지 더 — 첫 실행 시 환영 메시지가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뜬다. 좌우 분할로. 이건 그냥 만들고 싶었다. 실용성보다는 기분 좋으라고 만든 거다.



3분 만에 시작하기
사용법은 단순하다. 그게 처음부터 목표였다.
1단계 — 다운로드 후 첫 실행
RX Converter 는 Apple 공증 (Notarization) 을 받지 않았다. 비개발자 한 명이 짬내서 만든 도구이기 때문에 정식 배포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그래서 첫 실행 시 macOS 가 "확인되지 않은 개발자가 만든 앱입니다" 같은 경고를 띄울 수 있다.
한 번만 우회하면 그 다음부턴 정상 실행된다. 절차는 이렇다.
RX Converter 더블클릭 → 경고 표시
시스템 설정 →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 보안 섹션 → 하단의 "그래도 열기" 클릭
다시 RX Converter 실행 → 비밀번호 입력 → 정상 실행
이 절차는 macOS Sequoia (15) 부터 약간 까다로워졌다. 옛날에 가능했던 "우클릭 → 열기" 방식은 막혔고, 시스템 설정을 한 번은 거쳐야 한다.
2단계 — 영상 변환 시나리오
영상 탭을 선택한 뒤 변환할 파일들을 끌어다 놓는다. 출력 포맷을 선택하고 (예: WebP), 화질과 스케일을 조정한다. 사운드는 기본값이 원본 (Copy) 이라 그대로 두면 되고, 필요하면 코덱을 바꿀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 실행 버튼.

3단계 — 출력 위치
출력 위치는 세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같은 폴더에 자동 저장 (기본값), 입력 폴더 안에 _Converted/ 같은 하위 폴더 만들어서 저장, 직접 폴더 지정.
세부 옵션이 더 있긴 한데 — 일단 기본값 그대로 써도 대부분 잘 돌아간다. 그게 처음부터 목표였다.
10일 동안 일어난 일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면 — 솔직히 처음 시작할 땐 "한 일주일이면 끝나겠지" 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10일이 걸렸다. 그 사이에 일어난 일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영상 코덱 / 컨테이너 호환성 매트릭스를 직접 정리했다 (정확히는 Claude Code 와 함께)
L10n 키 268 개를 한 번 모두 표준화했다 (이건 사실 두 번 갈아엎었다)
사운드 카드 하나 만드는데 라운드를 다섯 번쯤 돌았다
테마가 한 개에서 세 개로 늘어나는 데 사흘이 걸렸다
첫 실행 안내 메시지를 일곱 번쯤 고쳤다 (지금 보고 있는 게 마지막 버전이길 바란다)
문서 변환 기능을 한참 고민하다 v1.0 에서는 뺐다
솔직히 "이쯤이면 됐다" 싶은 순간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런데 한 번 손에 잡힌 도구는 자꾸 시야가 넓어진다. "여기 이 옵션 하나만 더 있으면..." 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결국 v1.0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태까지 오는 데 10일이 걸렸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Apple 공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첫 실행이 번거롭고, ffmpeg 와 ffprobe 를 앱 번들 안에 포함시키느라 설치 파일이 좀 무겁다. 다국어도 한국어와 영어 둘 뿐이다. 다음 버전에서 차차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다음 글 예고
이번 글은 "무엇을 만들었나" 와 "어떻게 쓰는가" 에 집중했다. 그런데 사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비개발자가 Claude Code 와 함께 어떻게 일했는가 — 이 부분이다.
코드를 한 줄도 직접 쓰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macOS 앱 한 개를 만들 수 있었는가. 그 과정에서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고, 어떤 패턴이 효과가 있었고, 어떤 순간에 "아, 이건 안 되겠다" 싶었는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 이런 협업이 정말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어디까지 가능한가.
다음 글에서 그 이야기를 풀어 보려고 한다.
다운로드 + 사용법은 2편에서
본 글은 만들기까지의 배경 이야기에 집중했고, 실제 사용법과 만들면서 일어난 시행착오들 — 그리고 다운로드 링크는 다음 글에 정리해 두었다.
[Claude Code로 만든 macOS 영상·이미지 변환 앱 RX Converter — 사용법 / 다운로드 (2)]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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