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연체채권의 소멸시효 연장이 12일부터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과 보험사의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3,000만원 이하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에 대해 시효를 원칙적으로 완성하도록 대손인정 기준을 고쳤다.

 

대상은 소액 개인 무담보 채권이다

새 기준은 올해 4분기 대손상각 신청분부터 적용된다. 대상은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이고, 금액 선은 업권마다 다르다. 은행과 보험사는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과 카드사, 캐피털사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는 3,000만원 이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대손인정 업무세칙을 고쳤고, 업권별 모범규준도 함께 손봤다.

대손인정의 조건은 시효 완성이다

대손인정은 금융사가 돌려받기 어려운 돈을 손실로 인정받는 절차다. 이번에는 조건이 붙었다. 신청서에 적은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에 시효를 완성하거나 채권을 포기해야 한다. 채권을 팔 때도 마찬가지다. 매각계약서에 예정일과 의무를 적어야 하고, 원래 채권을 가진 금융사가 인수사의 이행 여부를 점검해 보고한다.

시효를 늘릴 수 있는 경우는 정해져 있다

예외는 세 가지다. 채무자의 은닉재산이 발견된 경우, 파산이나 회생절차로 시효가 법률상 중단된 경우, 신용회복위원회나 금융사 자체 채무조정을 이행하는 경우다. 시효를 연장해도 3년이 지나면 상환능력을 다시 따진다. 갚을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시효가 오기 전에도 채권을 포기할 수 있다. 당국은 올해 상반기분부터 채권 포기, 채무조정, 매각 실적을 금융협회를 통해 공시하고, 이후 반기마다 공개할 계획이다.

빚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기준은 금융사가 대손인정을 받을 때 지켜야 할 조건이다. 모든 빚이 자동으로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예외 사유가 있으면 시효는 늘어날 수 있다. 시효가 지난 빚이라도 일부를 갚으면 채무를 인정한 것으로 보아 시효의 이익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은 금감원이 이전부터 경고해 온 대목이다. 한편 끝없는 추심에 시달려 온 채무자에게는 숨통이 트이는 변화지만, 성실히 갚아 온 사람에게는 형평성 논란이 남을 수 있다.

숙제는 시행 이후에 있다

제도의 효과는 반기마다 나올 공시 숫자로 드러난다. 금융사가 실제로 얼마나 채권을 포기하고 조정했는지 확인하면 된다. 당국은 예외 사유가 원칙을 잠식하지 않는지 살펴야 하고, 채무자는 자기 채권이 어디에 있고 시효가 언제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동안 시효의 끝은 금융사가 정했다. 이제는 신청서에 적힌 날짜가 기준이다.